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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해먹겠다’ 신드롬

‘못해먹겠다’ 신드롬 부동산 업계에서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에이전트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을 일일이 만나야 하는 에이전트는 하루하루가 가시밭 길을 걷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객이 가장 민감해하는 부분은 역시 돈이다. 사는 가격, 파는 가격 그리고 커미션이다. 주택 매매의 경우는 그나마 수월한 편이다. 셀러는 리스팅 가격과 커미션을 놓고 ‘싱갱이’를 벌이지만 ‘저항’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시장 가격이라는 게 있기 때문이다. 바이어는 싸게 매입하려고 노력을 해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백기’를 든다. 하지만 사업체 매매는 거의 ‘요물’ 수준이다. 주관적인 가격으로 움직이다 보니 사고파는 사람의 욕심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다음은 사업체 매매의 시나리오다. 그나마 딜이 끝나 커미션 체크라도 손에 쥘 수 있으니 다행이다. 35만 달러에 나온 식당을 29만 달러에 오퍼를 쓴다. 이정도 오퍼라면 준수한 축에 든다. 32만 달러에 낙착이 되었다. 그런데 바이어는 매상이 틀리다며 2만 달러만 깎자고 나선다. 이 단계에서 에이전트는 직격탄을 맞는다. 8% 커미션이 6%로 떨어지는 순간이다. 수만 달러의 차이를 극복한 딜은 이제는 수천 달러라는 벽을 넘어서야 한다. 리스 계약서 작성에 들어가는 비용을 두고 다투기도 하고 소리가 나는 냉장고를 바꿔달라며 시비를 건다. 에스크로를 마무리지을 즈음에는 수백 달러 싸움이다. 금액이 적어 간단히 조정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두어 달을 끌어오면서 생긴 앙금이 있다 보니 양쪽 다 도저히 양보할 기세가 아니다. 없던 일로 하자고 하는 경우도 있다. 딜이 마무리된 뒤에도 ‘사고’가 난다. 바이어는 매상이 안 맞는다고 아우성이고 셀러 는 매상 확인 사인을 하지 않았냐며 되받아친다. 사업체 매매를 중개하다 보면 아예 사인을 하지 않으려는 고객이 많다. 전화를 걸어 먼저 매물을 보고 마음에 들면 사인을 하겠다고 한다. 이런 경우 나중에 전화를 거는 바이어를 아직 한 명도 보지못했다. 사람 좋은 에이전트로부터 정보를 받은 바이어는 셀러를 꼬드긴다. 둘이 직거래를 하면 커미션을 아낄 수 있다는 사탕발림을 한다. 독점 리스팅이라도 유효 기간이 지난 다음에 조용히 거래를 진행시키자고 한다. 비일비재하다. 할 수 없이 사인을 하게 되더라도 이름은 적지도 않고 한줄로 그어대는 사람도 있다. 거의 양심불량 수준이다. 전화로 매물 정보를 캐내려는 사람도 ‘진화’하고 있다. 목소리나 전화기에 찍힌 번호가 분명히 같은 사람인데 어떤 때는 ‘스티브’고 어떤 날은 ‘제임스’로 바뀐다. 이런 경우를 당하면 에이전트 입에서 ‘못해먹겠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인간 관계에 치여 마음의 상처를 잃기 시작하면서 초록빛 초심이 꺼져가는 시점이다. 이럴 때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네 탓’을 하지 말고 ‘내 탓’을 하면 된다. 그 많은 고객을 바꾸기는 불가능하다. 내가 바뀌면 된다. ‘남의 탓’이라고 아무리 푸념을 해도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장단점을 써보자. 단점은 많이 적지만 자신의 장점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는 장점에 집중해라.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주변에는 놀라운 잠재 능력이 있는데 이를 개발,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단점은 남의 능력을 빌리거나 개발하면 된다. 이런 식이다. 사람 만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극적 성향이라면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과 파트너가 되면 된다. 일반적으로 소극적인 사람은 서류에 강하다. 덜렁대는 성격은 친화력이 뛰어나다. 파트너가 두 명이어도 좋고 세 명도 좋다. 장점을 모아 같이 움직이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다 보면 부동산 일이 좋아하는 일이 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산다면 그렇게 기분좋은 일은 없을 게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는 “새 땅을 찾는 것보다는 지금 서 있는 땅을 새롭게 보라”고 했다. 무지개는 강 건너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내 곁에 있음을 명심하자. 에이전트란 직업은 오너 브로커가 봉급을 주는 직장인이 아니라 본인이 사장인 ‘1인 창조 기업’이다. 뿌린 만큼 버는 사업이다. 본인의 노력만이 성공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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