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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민의 현주소

최근 아버지 장례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정씨는 미국 시민권자인 누나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가족 초청 이민을 주선할 테니 미국에서 같이 살자는 것이었다.
정씨의 나이는 베이비 부머의 끝자락인 58세, 한국에서는 이미 한물간 세대다. 그렇다고 정씨의 자금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자그마한 아파트 한 채와 약간의 예금이 가진 재산의 전부이다. 은퇴한 친구들과 비교해 그나마 다행인 점은 5~6년 전에 시작한 건설 일이 꾸준하다는 것이다. 대표는 아니지만 봉급은 많지 않지만 그럭저럭 받는 편이다. 잠시 고민을 했지만 정씨는 그냥 한국에 살기로 했다. 이제 막 한국군 복무를 마친 최씨는 현재 복학 준비중이다. 미국 영주권자의 신분으로 군대를 다녀 왔지만 굳이 영주권을 지킬 생각은 없다. 출판업을 하는 부모도 영주권을 던진 지 오래다. 최씨는 영주권 때문에 미국을 들락거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옛날과는 달리 미국은 가고 싶으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가까운 나라로 보기 때문이다. 영어도 남들 못지않게 배웠고 또 한국 대학 생활도 만족스럽다. 가깝게는 10년 전만 해도 미국은 좀더 나은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의 제2의 터전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공부할 수 있고 또 비빌 언덕이 없더라도 은행권의 도움을 받아 자그마한 사업체는 일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꿈의 실현은 아직도 유효하다. 그런데 최근들어 미국 영주권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 이민연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주권을 받은 한국인은 총 2만846명, 이는 전년의 2만2824명에 비해 8.7% 감소한 수치다. 특히 가족 이민은 절반 이상으로 줄었고 그나마 이 같은 수치를 유지한 건 취업 이민이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과거에는 가족의 말만 믿고 무작정 태평양을 건넜지만 요즘에는 일할 곳이 정해지면 이민을 감행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의 영주권 신청은 점점 더 줄 것이고, 또 앞으로도 계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에서 이민의 필요성을 느끼는 계층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민을 많이 떠났던 한국 중산층은 금융 위기로 빈곤층으로 많이 전락했다. 상류층은 이민 갈 이유가 없고 또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곤두박질친 경우에는 정착금 마련에 문제가 있어 미국행을 포기한다. 거기에 세계 최고 경제 대국이었던 미국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요즘 들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여전히 예전만 못하고, 또 이 같은 흐름이 제법 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미국 이민은 당분간 좋은 흐름을 보이기 힘들다고 본다. 미국에 이민 온 사람들의 삶을 분석해보자. 취업 이민은 이미 직장을 가지고 온 경우니까 제외하자. 많은 돈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야 여유가 있겠지만 가족 이민의 경우 대개 10만~20만 달러 정도의 정착금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한다. 이민 초기에는 아파트를 렌트하고 페인터나 청소부 같은 허드렛일을 한다. 2~3년 지나 어느 정도 감을 잡으면 스몰 비즈니스를 찾아 나선다. 첫 사업체는 한인들이 운영했던 곳이 많다. 셀러와 말이 통하니 많은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거기에 한인 사업체의 건물주는 한인들이 제법 된다. 리스를 얻는데 가장 걸림돌인 크레딧 문제를 해결하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미국 이민이 줄어든다면 한인들끼리의 사업체 매매도 줄어들 것이다. 이래저래 한인 업주들은 경기도 안좋은 데다가 사업체 매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 어려워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나마 21세 미만의 자녀를 무상으로 공립 학교에 보낼 수 있는 E-2비자에 대한 기대치는 꾸준하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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