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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80달러 하회...국제유가, 급락한 세 개의 이유

국제유가가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달러화의 가치, 원유 수요 부족에 따른 재고 증가,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기대 등으로 급락한 것으로 진단됐다.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대비 2.93달러(3.58%) 급락한 배럴당 79.0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이는 지난 3월 12일 이후 최저치다. 하락폭은 지난 1월 8일 이후 최대폭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7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2.89달러(3.35%) 급락한 배럴당 83.44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으로 배럴당 80달러선을 밑돈 것은 3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강세 흐름을 줄기차게 이어온 점이 국제유가에 부담 요인이 됐던 것으로 풀이됐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도 한때 105.736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견조한 달러화의 흐름을 방증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12월28일 100.615를 기록한 뒤 전날 한대 106.486을 찍는 등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상당 기간 매파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시사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금리 인하 결정에 접근할 때 조심스럽고 신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기대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부진한 원유 수요도 국제 유가 급락에 한몫한 것으로 진단됐다.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6%로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고석유 수요에 대한 최신 경제지표도 실망스러운 수준인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략비축유를 제외한 미국의 상업용 원유 비축량은 지난주 730만 배럴 증가한 총 4억6100만 배럴을 기록했다.휘발유 수요는 4주 동안 하루 900만 배럴 이하로 감소했다. 지난주 일평균 휘발유 수요는 하루 850만배럴로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을 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인 석유 수요 증가세도 주춤해졌다.올해 석유 수요는 하루 약 140만 배럴 증가했는데, 이는 JP모건의 예상치인 200만 배럴을 밑도는 수준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유가 하락 폭 확대를 부추겼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협상이 막바지로 가면서 유가에 반영됐다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프리미엄이 빠른 속도로 해소됐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하마스에 가자지구 휴전안 수용을 재차 촉구했다. 하마스 측이 검토한 휴전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대표단은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 휴전 및 인질 협상 개요에 대한 하마스의 답변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도 증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즈호 증권에 따르면 원유 가격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ETF)인 미국 오일 펀드(United States Oil Fund)는 지난 주 2억 6천5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2022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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