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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유학 독인가, 약인가

조기 유학 독인가, 약인가 한국에서 살았다면 반드시 필요한 지출이지만 미국에 정착하는 순간부터 빠지는 가계부 항목이 있다. 자녀들의 영어 교습비이다. 우스개 소리지만 그만큼 한국에서의 영어 공부 열풍이 거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잘 아는 한국 후배 얘기다. 지난 3년 동안 딸을 미국으로 혼자 조기 유학을 보냈다. 별다른 친척도 없어서 미국 사람 집에 홈 스테이를 시켰다. 다행히 아이는 모난 성격이 아니어서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다.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다. 미 동부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부모로서는 민감해질 수 있는 시점이다. 한국으로 불러들이기도 쉽지 않았고, 다 큰 딸을 외국에 계속 두기에도 신경이 쓰였다. 딸은 주립 대학에 합격했으니 그리 알라고 통보를 했다. 부모의 어려운 사정을 알았는지 첫 학비만 보내주면 나머지는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는 것이다. 딸은 지난 3년 동안 부모 곁을 떠난 상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춘기에 일어나는 일을 혼자서 결정한 셈이다. 아무도 그에게 가르침을 주지 않았다. 미국 고등학교에 카운셀러가 있기는 하지만 형식적이었다. 또 가디언이 있다고는 하지만 부모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어찌 보면 대견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한국식 사고방식인 부모는 딸을 미국에 계속 둘 수는 없었다. 거기에 평범한 봉급쟁이인 아빠의 재정 상태도 감안되었다. 부모는 딸에게 귀국해서 한국 대학에 다닐 것을 종용했으나 이미 딸은 미국 환경에 익숙해져 있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던가. 부모는 사는 집을 매물로 내놓았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딸이 딴 길로 안 빠지고 대학을 간다는 데 안도할 수밖에. 딸은 미국 가기 전부터 외국 바람이 들어가 있는 생태였다. 영어를 배우고 싶어 해서 2년 간 인도에 조기 유학 보낸 게 불찰이었다. 딸은 한국의 중학교에 다녔으나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외국 생활이 그리웠다. 미국으로의 조기 유학도 부모의 속을 썪인 끝에 감행한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부모와 의논을 한다고 치자. 딸이 대학 졸업할 무렵이면 사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빠는 그게 더 걱정이다. 위의 경우처럼 홀로 조기 유학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2~3년 정도니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잘못된 조기 유학 때문에 자식을 영영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대안으로 부모 중의 한 명이 따라간다. 아빠가 한국에서 돈을 벌어 송금하고 현지에서 엄마가 자녀를 키우는 ‘기러기 엄마’가 있다. 부모 모두 가기 힘들 경우 가장 통용되는 방법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1~2년 정도는 버티지만 그 이상이 되면 부부 사이가 서먹해진다.. 아이를 엄마와 함께 보내고 10년 이상을 버티는 아빠도 많다. 여러 속사정이 있겠지만 1년에 한두 번 만나는 부부의 사이가 좋을 리 만무하다. 아이는 절대 혼자 보내지 말라. 적어도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홀로 조기 유학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 득은 아이의 알량한 영어 실력이고, 실은 가족의 화합이 깨지는 아픔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가족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E-2비자에 전력투구하는 건 이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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