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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욕심과 주택 과시욕

자식 욕심과 주택 과시욕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요즘 한국 사람에게는 두 가지 주제가 이슈다. 먼저 자식들이 공부를 얼마나 잘하느냐는 것이다.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이 시원찮아도 아이들이 명문대에 들어가면 부모를 다시 본다. 시골이라면 키우던 소, 돼지를 잡고 큰 잔치를 벌인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류 대학에 다닌다면 아무리 잘나가는 부모라도 친구들 모임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다. 참석 자체를 아예 끊어버리는 엄마도 있을 정도다. 지난번에 한국에 갔을 때 다소 충격적인 ‘농담 아닌 농담’을 들었다. 주부들 사이에 애완견 키우기가 유행인데, 이유는 자식은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가 드러나지만 애완견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즉, 애완견은 외모만 잘 가꾸면 화제 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대리 만족인 셈이다. 공부 잘하는 자녀 신드롬은 미주 한인들에게도 통용된다. 누구 아이가 아이비 리그의 명문대에 갔다고 하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부모는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필자가 보기에는 한국인들의 ‘공부 잘하는 자식 만들기’는 조선 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이다. 당시에는 과거 급제가 모든 선비들의 꿈이었고, 이를 위해서는 평생 동안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보고 자란 우리 세대도 아이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 현실적으로도 이 같은 논리는 틀리지 않는다. 한국같이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는 좋은 학교는 좋은 직장을 가져다 주었고, 이는 사회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두 번째 주제는 주택이다. 어느 동네에서 얼마만한 평수의 아파트에 사느냐다. 남들이 인전하는 좋은 동네의 넓은 아파트에 살면 공부 잘하는 자식을 둔 것과 마찬가지로 어깨를 편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땅덩어리가 좁고 경쟁이 심한 한국에서 태어난 우리들의 ‘한계’다. 남보다 더 넓은 곳에서 살고 싶어하는 한국인들의 심리는 땅이 넓은 미국에 와서도 변하지 않았다. 60만~70만 달러짜리 집을 찾다가 90만 달러짜리 집을 계약하는 한인들이 있다. 20만~30만 달러가 비싸니 집은 더 좋다. 자식에게도 자랑스럽다. 한국의 친척이나 친지에게 100만 달러짜리 주택에 산다고 하면 ‘성공했다’는 말까지 덤으로 들을 수 있다. 문제는 페이먼트다. 굳이 세세한 계산을 하지 않더라도 제법 부담이 되는 금액을 감당해야 한다. 경기가 좋을 때야 큰 문제가 없겠지만 요즘처럼 비즈니스가 불경기일 때는 종업원 한 명을 해고해야 한다. 좋은 집에 사려고 부부는 1주일에 40시간 이상을 더 돌아가며 가게를 지켜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쯤되면 집은 안락한 휴식처가 아니라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총수입 대비 모기지 페이먼트의 적정 비율은 얼마일까? 실용적인 미국인들의 평균 비율은 28%다. 총수입은 세금을 제하기 전을 기준으로 하고, 페이먼트에는 이자, 원금, 보험료, 재산세 등이 있고 콘도나 타운하우스일 경우에는 관리비까지 포함한다. 월 총수입이 1만 달러라면 2800달러가 적당하다는 것인데, 한인들은 이 비율 이상을 지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과시욕’ 때문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US NEWS & WORLD REPORT’ 에 따르면 총수입 대비 모기지 페이먼트의 비율이 36% 이하는 A급이고, B급은 37~42%, C급은 43~49%이다. 벌어들이는 총수입의 절반 이상이 주택 관련 비용으로 나간다면 아주 심각한 상태로 보고 있다. 한인들은 융자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경제 수준에 맞는 집을 사는 데에는 민감하지 않다. 미국 경기가 감기라도 걸리면 집의 노예가 될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는 그런 체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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