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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빨리’와 무질서 속의 질서

오문석의 한국 및 동남아 출장기 1. ‘빨리 빨리’와 무질서 속의 질서 칼럼을 쓰는 이 시각 현재 필자는 한국에 머물고 있다. 개인적인 업무로는 부산에 사시는 어머님을 찾아 뵙는 것이고, 비즈니스적으로는 동남아 출장을 겸할 계획이다. 1년 4개월 만에 찾은 한국에는 여전히 활기가 넘쳐흐른다. 세월호 참사 후유증도 웬만큼 가신 듯한 느낌이다. 유럽과 남미를 거쳐 미국에 둥지를 튼 필자에게 한국은 올 때마다 새롭게 다가온다. 아마도 태어나고 성장한 곳이기 때문이리라. 한국 생활 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빨리 빨리’다. 점심 시간 때 설렁탕 전문 식당에서 주문하고 1분이 지나고 음식이 안 나오면 난리가 난다. 주문하는 즉시 ‘대령’해야 한다. 먹는 시간도 채 10분이 안 걸린다. 미국에서처럼 느긋하게 식사를 하다가는 누구엔가 경쟁에 뒤쳐진다는 생각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자란 미주 한인들의 ‘빨리 빨리 문화’도 대단하다. 남미계 종업원이 가장 먼저 배우는 한국어는 ‘빨리 빨리’이고, 한인 업주도 연신 분주히 움직인다 어제 새벽에 택시를 탔다. 그런데 빨간 신호등인데도 기다리는 법이 없다. 필자가 탄 택시만 그런 게 아니다. 도시의 모든 택시가 다 그랬다. 기사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신호를 일일이 다 지켰다가는 밥 못 먹고 산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승강장에서는 순서를 기다린다. 사람들이 보는 데에서는 질서를 지키고, 안 보이는 곳에서는 법을 안 지킨다는 것이다. 오랫 동안 좁은 땅에서 치열하게 살아오다 보니 남을 이기고 올라서겠다는 생각이 몸에 배여 안 보이는 곳에서는 질서를 지키지않고, 그나마 남이 보는 앞에서는 질서를 지키는 것은 체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빨리 빨리’에 동반되는 단어가 바로 무질서이다. 그런데 한국인들이 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무질서 속에 질서가 존재한다. 승용차가 엄청 밀려 있는 도로에서 새치기는 필수다. 가끔 시비가 있기는 하지만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잘도 빠져 나간다. 나름대로 공식, 즉 질서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번 출장의 숙제 가운데 하나가 역이민이다. 충청도 청주에서 전원주택 개발업자와 만나기로 되어 있으며 경상도 남해에 있다는 미국 타운도 찾을 계획이다. 역이민은 요즘 한인 사회에서 떠오르는 주제 가운데 하나다. 아이들 공부 마치고 부부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 여생을 보낸다는 것인데, 은근히 실패 확률이 높다. 올해 65세인 김선생이 그랬다. 모든 걸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는데 요즘에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한국의 무질서에 질렸다는 것이다. 하기사 젊은 시절 이민을 가 40년 이상 미국 생활을 하다 돌아 왔으니 견디기 힘들었을지 모른다. 59세의 강씨는 역이민 생활을 즐기며 산다. 한국의 빠른 문화가 그렇게 좋다는 것이다. 미국 병원에서 X레이나 CT를 찍으면 결과를 아는데 1~2주가 걸린다. 그런데 한국은 즉석에서 판명한다. 2~3일 기다리라고 했다가는 병원 문 닫을 각오를 해야 한다. 초음파 검사의 경우에는 검사를 하면서 상태를 알려주기까지 한다. 모든 일 처리가 빨라 한국이 자기의 체질인 것 같다고 만족해한다. 해외 여행을 가게 되면 좋은 곳만을 보게 된다. 그리고는 이 곳에 살면 참 좋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막상 살게 되면 알게 모르게 많은 단점이 튀어나온다. 역이민도 마찬가지다. 한인에게 한국을 외국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오랜 기간 비웠다면 아무래도 속내를 접하기 힘들다. 김선생의 경우처럼 ‘실수 아닌 실수’를 하게 될지 모른다. 미국 이민도 힘들지만 역이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좀더 시간을 가지고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요즘 한국에는 동남아로 이민을 떠나는 경우가 꽤 많다. 지리적으로 거리가 가깝고 또, 그리 많은 생활비가 들지 않아 선호한다. 한국으로의 역이민이 내키지 않다면 동남아 거주도 생각해 볼만하다. 필자는 다음 주에는 캄보디아와방콕을 돌아볼예정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정보를 얻기가 어렵겠지만 부동산 업자와 미주 한인의 시각으로 접근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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