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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근교 하이킹 코스 - 스카이 메도우 #1

워싱턴의 삼월이 참 얄궂습니다. 봄이 가장 깊다는 절기, 춘분도 지났는데 우리들 제2의 고향인 워싱턴 향리에 온 세상을 뒤덮는 하얀 눈이 하릴없이 내렸습니다. 두 번째 시행하는 월요산행, 가뜩이나 시작단계라 참가 인원이 적은데 이상 기온을 핑계로 불참들을 선언하여 여섯 명이 단출하게 길을 나섰습니다. 지난 호된 경험 때문에 감히 셰난도어로 가는 것은 꿈도 못 꾸고 지근거리에 있는 스카이 메도우 주립공원으로 향했습니다.

호들갑 잘 떨기로 정평이 나있는 미국인들이 눈을 핑계로 출근들을 하지 않은 탓에 평일과는 달리 495벨트웨이가 오늘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평소보다 이르게 로컬길로 들어섰고 도심을 벗어날수록 눈은 더욱 짙게 내리고 두텁게 쌓이고 있었습니다. 넓게 설원이 펼쳐지고 그 위로 계절을 망각한 채 한가롭게 어슬렁거리는 검은 소들의 무리들이 참으로 평화롭게 여겨지는 풍경입니다. 눈이 이렇게 내려도 가슴 저쪽에는 이미 봄이 무르익고 있어 추위를 전혀 느낄 수 없는 아늑한 기온에 바람 한 점 없으니 눈도 낭비없이 고스란히 바닥에 내려 얌전히 쌓이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유난히도 많은 와이너리의 고즈넉한 고풍의 저택들도 그 평화로움에 한몫을 더 하는 듯합니다. 하이얀 고요 속에 빠져있는 스카이 메도우. 눈 내린 하늘 정원. 산정에 너른 목초지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언제나 볼수록 마음의 평화를 얻고 가는 고향 같은 풍치로 유명합니다. 그런 이곳에 오늘은 순백의 눈들이 쌓여 그야말로 설국을 이루고 있습니다. 센터빌에서 66번을 타고 한 삼십마일 가면 17번 도로 북쪽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17번 도로 동서로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서쪽으로 해발 300미터도 채 되지 않는 능선에는 조지아 주에서 메인 주 까지 이어지는 3천 5백 킬로미터의 아팔레치안 트레일이 일부 통과하고 계곡을 흐르는 개울물을 따라 오르내리는 Gap Run 트레일이, 능선을 따라 향촌의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North, South Ridge 트레일이, 프랑스의 수도 파리와 지명이 동일한 Paris의 목가적 풍경을 감상하는 Ambassador, Piedmont Overlook 트레일 등등이 펼쳐져 있고 선택에 따라 초보자들도 산행을 즐길 수 있어 우리 워싱턴 지역 동포들도 즐겨 찾는 그래서 언제나 많은 인파로 붐비는 하이킹 선호지역입니다. 동쪽으로는 더 나지막한 야산에 Rolling Meadow나 Lost Mountain 트레일을 비롯 짧은 산행로들이 연결되어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기도록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평소 봄이면 푸른 들판에 온갖 들꽃들이 만발하여 향기를 피워내고 가을이면 들풀들이 지천으로 피어올라 곱게 채색되니 총천연색의 유화를 그려내는 그런 곳입니다. 오늘은 그 더 넓은 초원에 단색의 하얀 눈꽃들이 피어 흐드러져 있습니다. 겨울나무들이 아름다운 눈꽃으로 새 생명을 피워낸 설원. 순백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그 풍경 속으로 산행은 시작됩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다른 세상. 눈길을 헤쳐 공원 입구로 들어서는데 수령을 가늠할 수 없는 휘어 구부러진 고목들이 신작로 갓길에 도열하여 그 무거운 하중의 눈을 힘들게 지탱하며 눈꽃 터널을 만들어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서둘러 채비를 마치고 산을 오르기 위해 서비스 로드를 걸어가는데 그칠 줄 모르는 눈은 더욱 주변을 어둡게 만들어 줍니다.

저 멀리 바라다보면 하늘도 산도 지평선도 아무런 경계가 없고 구분도 되지 않는 순백의 신천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그저 농도가 짙은 흰색은 평원이고 그 다음이 산이며 가장 옅은 것이 하늘일 것이라는 감으로 규정하며 눈으로 지워진 산행 길을 어렵사리 찾아 갑니다. 가로수 길게 늘어진 길을 들어서니 휘늘어진 가지위로 창백한 겨울이 머물고 봄이라 찾아 돌아온 가슴 작은 도요새들이 계절을 역행하는 풍성한 폭설에 소스라쳐 놀란 듯 눈 쌓인 포도 위를 시린 발걸음으로 종종 거리며 황급히 길을 터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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